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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일상 & 혼잣말

동지 팥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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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24절기 중에 22번째 절기, 1년 중 밤이 낮보다 가장 긴 하루.. 오늘 이후로 태양은 죽음에서 살아나고 낮을 더 오래 지배하게 된다.

 

 


오늘은 병원에 아직 입원중인 어머니를 위해 동네 유명한 팥죽 집에서 동지 팥죽을 구입하러갔다.

 

가게 입구부터 열감지 하는 모니터링 센서가 있고 무척 신기했는데, 깜빡하고 미리 어머니한테 물어보지 못해 바로 전화를 거는데 어머니는 진작 입원하신분들과 나눠먹었다고 한다.

 

나는 다시 뒤도안보고 가게를 빠져나와 어머니가 필요한 물품과 먹거리를 사서 부랴부랴 병원으로 향한다.

 

어머니는 아직 걷기 힘들어하셨지만 전보다는 많이 나아져보이셨다. 하지만 또 놀래게 하는데 다른 발도 문제가 있으시다고 한다. 검사를 했고 결국 이번에 수술한 발이 회복되면 다른 발도 수술에 들어가기로 했다.
아마 내년 초까지 어머니는 병원에서 지내실꺼 같다. 에휴..

 

집에 돌아가다 상가와 빌딩들을 본다. 몇달 사이에 임대표 딱지가 많이도 붙어있다. 친구와 자주 같던 맥주집, 좀 저렴한 맛으로 간 미용실, 가끔 문닫은 집은 부동산 중계소로 탈바꿈되어있다. 코로나로 정말 힘들긴 힘든가보다. 빈 상가들이 즐비하고 사람들은 뜸하여 좀비 도시같다.

 

아차, 아버지를 생각안했다. 사람들 적을때 팥죽을 아까 사놓을 것을..지금 동네 유명 팥죽집은 놀랍다. 코로나와 추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그래도 꼭 이렇게 먹어야 할까..

 

 



집에 도착하니 아버지가 계셔 물어보았다. 저녁 팥죽 드실껀지 다른거 드실껀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팥죽을 택하셨다. 또 부랴부랴 집앞 팥죽은 줄이 길어지고 기다림이 길어질꺼같아 배달앱을 이용하여 주문해본다.

 

배달주문도 가게들이 준비중이거나 뭔가 바쁘다. 역시 오늘 팥죽은 인기 최고다.

 

코로나고 뭐고 귀신이 가끔 질병을 몰고온다 하지 않았는가.. 사람들은 뒤숭숭한 시국에 팥죽의 붉은 양의 기운을 빌려, 음의 기운인 귀신들을 물리칠 심상이다. 하하.

 

개인적으로는 믿지 않지만 사람들은 전통의 먹거리로 무언가 심리적인 안심을 느껴보려고 한다. 그래서 많이들 찾는거 같다.

 

그나저나 오늘 배달앱으로 시킨 팥죽은 실망이다. 너무나 양이 적다.. 배달 주문후 한시간이 넘게 기다렸으니 배고팠던 아버지도 이초라한 팥죽을 보고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하신다.

 

 



역시 아까 팥죽집에서 동지 팥죽을 미리 사놓을껄 그랬다.



그래도 팥죽을 먹긴 먹었으니..
악귀야 코로나랑 손잡고 물러가라~훠이 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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