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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일상 & 혼잣말

치킨 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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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은 평소 대비 치킨을 너무 많이 사 먹는 기분이다. 각종 배달 앱에서의 할인행사, 쿠폰, 카카오페이 등의 결제사 이벤트로 더 저렴하게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 

 

요즘은 어머니가 오랜기간 병원에 있는 바람에 집안 반찬을 책임질 사람이 없어졌는데, 나도 나름 재료만 있으면 뚝딱 음식을 만드는 성격이지만, 날이 추워서 그런지 부쩍 더 귀찮아지고 게을러졌다. 

그래서 저녁은 이틀에 한번꼴로 중국집 또는 치킨 배달을 시키는 일이 12월의 일과가 돼버렸다. 벌써 이로 인한 지출이 어마어마하다, 미친 달인 거 같다. 치킨은 왜 이렇게 가격이 올랐는지, 둘이 먹을 정도의 양은 웬만해선 2만 원이 넘지 않으면 먹기 힘들어졌다.

 

1980년대

 

동네에서는 닭집이 하나둘씩 있었고 닭을 직접잡아 털을 뽑고 튀겼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 가격도 5000원 아래로 저렴했었는데 그땐 살아있는 닭을 잡아 바로 튀겨서인지 더 맛있었고 닭도 표준화되지 않는 시기였기에 닭이 크고 양도 푸짐했었다. 한 가지 흠이라면 닭집을 지날 때마다 닭 냄새가 심했었다.

 

1990년대

 

1991년 3월 하림에서 국내 최대 도계가공공장이 준공되었다. 이는 재래식 닭집의 가공 생산의 편의성을 제공했고 닭을 직접 잡지 않아도되 위생적이고 닭집마다 냄새가 났던 애로사항을 쉽게 해결할 수 있게 해 주었다. 또한 닭고기의 품종을 표준화하기 시작해 시장 유통이 용의 하였다.

 

1990년대 초반은 치킨값이 6천원 정도 하였고, 1999년 자장면이 2000~2500원 할 때이다. 만원이면 누구나 행복했고 무엇이든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던 시절, 그립다.

90년대 후반쯤의 족발 치킨 가격 -출처 웃긴대학 사이트

 

2000년대 초

 

2000년 초반은 치킨이 만원을 돌파하던 시기이다. 다행히 치킨값은 그후 10년 가까이 많이 오르지 않는다.

 

2009년

 

문뜩 배달앱이 있기 전을 생각한다. 배달료 생각안하고 먹던 시절인 2009년까지만 해도 후라이드 치킨 한 마리는 평균 1만 3000원 정도로 부담이 없었고 두 사람이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다. 2009년은 신종 인플루엔자가 세계적으로 유행하던 시기로 이를 계기로 하림 등의 닭고기 관련주들의 주식이 반사 혜택으로 급등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2010년

 

치킨 브랜드 업계는 BBQ 치킨을 선두로 야금야금 치킨값을 올리기 시작하고, 거기에 한방 더 먹인 것이 있었으니.. 바로 '배달의 민족'이라는 배달전용 앱이 2010년 6월 출시되고부터는 편의성으로 인해 외식업계의 트렌드가 되었는데, 배달 붐이 일어나고 배달앱은 급속히 성장하게 된다. 하지만 그들은 중개수수료 명목으로 수익의 일부를 떼 간다. 이로 인해 수익을 떼 먹은 음식점 또는 다른 가맹점들은 또 줄줄이 조금씩 조금씩 음식 값을 인상하게 된다.

배달의 민족 운영사

치킨값이 들썩거리자 2010년 12월, 롯데마트에서는 전략적으로 '통큰치킨'을 출시하게 되는데, 당시 치킨 프랜차이즈의 보통 판매 가격이 1만 6천 원인 것에 비해, 롯데마트 통큰치킨은 이것저것 옵션을 제외하고 5천 원으로 저렴해 많은 인기를 끌어모으게 된다. 하지만 한국프랜차이즈 협회에서는 고운 시선으로 보지 않았는데 원가 이하의 치킨 판매로 시장성을 훼손하고 프랜차이즈가 위기를 겪고 있다면서 계속 행사를 한다면 롯데 관련 불매운동을 펼칠 거라는 협박성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이로 인해 얼마 안돼 롯데마트는 행사를 접게 되었지만, 많은 국민들이 아쉬워하기도 한다. (왜! 국민들이 저렴하게 먹겠다는데!.. 이 행사는 2019년 롯데마트에서 부활하게 된다.)

2010년 통큰치킨

 

그 후 국민 생활 속 배달앱은 뿌리 깊게 자리 잡게 되고 막강한 자리에 앉게 되는데..(이 시기에 정부가 잘 케어했더라면 치킨 가격을 조금이나마 더 안정시킬 수 있었던 시기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2013년

 

당시 3대 치킨 회사였던 BBQ와 BHC는 자회사였다. 하지만 BHC는 2013년 7월 미국계 씨티그룹 계열의 사모펀드에 매각되게 된다.

교촌치킨은 이 두 자회사를 2013년 이후 매출을 역전하며 따돌리게 되는데, 기존 치킨과 다른 차별성과 맛은 교촌 치킨의 인지도를 폭발적으로 올렸고 충성도 높은 소비자를 만들게 된다. 

 

2017년

 

2017년이 되자 BBQ 치킨의 가격인상 정책은 다행히 정부와 여론에 의해 결국 무마되기도 했다. (당시 치킨 매장들은 월평균 29만 원을 주문 앱에, 45만 원을 배달대행에 사용하게 된다.)

 

2017년 정치적으로 정권이 바뀌는 격변이 일어났다. 혼란한 틈을타 가격부터 올리자는 것인가? 이 시기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무언가 가격 인상에 몰두하고 있는 거 같다. 또한 이 시기엔 줄줄이 장바구니 가격도 올랐었다.

치킨브랜드 연도별 실적 2011~2017

 

 

2018년

 

2018년 5월이 되자 교촌치킨은 배달 주문시 건당 2000원의 배달 서비스 유료화정책을 시행하게 되는데, 이유인 즉, 원가, 임대료,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의 증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맹업계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라고 항명한다.

교촌치킨 배달 서비스 유료화 2018년 5월

그 당시 치킨 15,000원을 기준으로 원가와 배달 대행료, 주문 앱 수수료 등을 제외하고 가맹업주가 가져가는 마진(이익)은 3,000원 정도인데 이 마진을 모아서 임대료와 인건비 등을 지불해야 했다. 3천 원은 턱없이 낮은 수익으로 배달료의 유료화로 인해 소비자가 지불한 배달료 2,000원이 더해져 가맹업주가 가져가는 이익은 5,000원으로 늘게 되는 효과를 주게 되었는데, 이를 따라 치킨 외 다른 외식업체들은 너도 나도 따르기 시작하였고 이를 계기로 요즘의 배달료가 뿌리 깊게 정착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하지만 이건 내 개인적 생각으로 '국내 치킨은 내 회사가 독점했으니 배달료가 꼬우면 먹지 말라'는 맛과 인지도를 내세우며 소비자를 협박하는 행위가 아닌가 생각되기도 한다. 이는 총대리점과 가격이 급속히 높아지는 가맹점의 중간에서의 가격을 안정시키고 낮춰야지, 소비자에게 다른 이유로 손해 본 마진을 새로운 유료 배달료를 만들어 떠넘기는 것이기 때문에 어찌 생각해보면 화가 나기도 한다.

 

유통 구조 자체를 더 개선해야 하지만 폭리만 챙길 뿐 이제 그럴 생각은 없는 듯 보인다.

 

그렇게 2018년 당시 배달 유료화 정책에 총대를 맺던 교촌치킨은 잠시 매출이 떨어지긴 했지만, 이 유료화 정책은 외식업계에서 환영받았고 여기저기 채택하여 그 논란의 배달료 유료화는 어느순간 사그라들게 된다. 

 

2020년

 

한국의 시간당 최저임금은 2009년 4000원을 돌파하고 2020년인 지금은 그 두배를 웃도는 8590원이 되었으니 예민한 그들이 오죽하랴, 그들은 인건비 상승을 이유로도 더 가격을 올리고 있다. 근데 웃긴 건 대부분의 가게는 주인이 조리하고 가족이 함께 운영하는 가게가 많다.

하지만 현재 가격이 올랐다고 치킨 양이 더 많거나 똑같은 것도 아니다, 일명 꼼수라고 보는데, 가격을 나름 천천히 인상하면서 대신 닭의 양를 줄이거나 거리를 들어 배달료를 더 인상하거나 치킨에 옵션을 마련하여 소스도 돈을 받는 것을 당연시 여기고 있다.

 

중국집 음식과 더불어 서민음식이라 불리웠던 치킨이 이젠 어느 순간부터 한번 먹기 힘든 음식이 돼버린 지 오래이다.

 

치킨료 상승을 부채질하는 요인중 하나인 배달앱의 수수료는 결국 소비자의 몫으로 돌아가는데, 이로 인해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다양한 공공배달앱들을 개발하고 있다.

그중 하나는 전북 군산시가 2020년 초에 출시한 '배달의 명수'로 이 앱은 수수료와 광고료를 일체 받지 않는 앱으로 많은 음식 점주들로부터 호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수익이 전혀없어 앱자체가 운영을 하기 어려운 여건이기에 앱 최적화가 좋지 못하고 관리가 소홀해져 사용자 입장에서는 느린 화면전환 또는 잦은 오류들로 많은 원성을 듣고 있는 게 현실이다.

또한 이번 말에 출시한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 특급'은 요즘 뜨고 있는 공공배달앱중 하나인데 중개수수료가 0~2%로 저렴하며 지역화폐와 추가 할인과 포인트 적립이 가능하다.

공공배달앱 -출처 경기도주식회사 홈페이지

가게 입장에서는 6~12%의 중개수수료를 부과하는 민간 배달앱의 사용을 줄여나가고 지자체의 공공배달앱을 이용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가격은 안정되며 소비자는 좀더 저렴하게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새해가 되면 뜻하지 않는 조류 독감,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치킨값은 또 얼마나 오를지 두눈 크게 뜨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비정상적으로 가격이 올라도 결국 먹는 사람들.. 한국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인 먹는 것, 소비자인 그들은 먹는 것에 인색하지 않다. 하지만 가격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고 수정하려 하지 않는다. 누군가 대신 나설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한국인은 조금 이상한 성격이 있다. 안 먹을 듯 결국 먹고, 안 살듯 결국 다시 구입하기 때문이다.

 

문득 생각나는데, 지금 우리는 일본의 공격성 경제제재로 시작된 일본 불매를 계속하고 있는 중인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자. 다시 일본 제품들은 스멀스멀 우리 곁에 다가와 있을 것이다.

 

여하튼 또 이상한 길로 샛다. 개인적으로 난 2만 원 이상의 치킨은 정말 상상할 수 없다. 배달료 절약을 위한 방문 수령을 하던지 다른 방안를 찾을 수 밖에 없다.

에어프라이어 닭 맛있다. 매운소스와 함께라면..

요즘 온라인 판매점에선 치킨 한 마리 값이면 무료배송에 에어프라이어 조리용 닭 1kg을 소스와 함께 3~4마리 정도 구입할 수 있다. 굽네치킨 느낌의 맛으로 먹기 괜찮고 하여 가끔 이용하는데 치킨 가격이 오르는 이런 추세라면 좀 더 저렴한 밀 키트 스타일의 치킨이 호황을 누리고 집에서 만들어 먹는 날이 더 많아질 거라 내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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