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줌마는 분명 아직도 모르고 있을 것이다.
덜커덕, 퍽, 다다다다다. 부르릉...
갑작스럽게 집 문 앞에 뭔가 내려놓고 가는 소리가 들린다. 뭐지? 누군가 뭘 놔뒀나?
문을 열고 보니 웬 택배상자하나가 놓여있었다.
박스에 붙은 택배 주소를 자세히 보니 분명 내 집 주소는 맞는데.. 건물 이름이 다르다.
"이런, 이거 또 또 또.."
또 다시 생각나는 작년의 기억..
작년 무더운 여름이었다.
난 밖에서 볼일을 보고 집에 돌아왔는데 문 앞에 웬 봉지가 놓여있었다. 뭐지? 하며 그 봉지에 붙은 영수증을 자세히 보니 웬 아이스크림이 주문돼 있었다.
'아.. 또야?!'
그때도 분명 영수증에 적힌 내 집 주소가 맞았지만 건물이름이 달랐는데..
그 건물이 대체 어디인지 이젠 궁금하여 잽싸게 밖으로 나가 내 집 근처를 돌아보았다. 다행히 바로 옆 건물을 보니 바로 그 주소에 적힌 건물 이름이었는데..
돌려주고 싶었지만, 비밀번호로 잠긴 입구..
다른 방법을 생각한다.
결국 나는 그 아이스크림 배달 전화번호를 배달앱에서 찾아 전화하여 내 집 주소로 또 오배달 되었다고 알려준다. 그리고 그분에게 배송 주소가 잘못됐다고 확인 부탁한다는 말을 전해 달라는 코멘트도 같이..
(사실 이 일이 있기 전 한번 더 오배달이 돼서 바로 발견해 아이스크림 업체에 전화하여 배달기사가 다시 찾아간 사례가 있다.)
전화를 받은 알바생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사장한테 물어본다며 잠시 후에 다시 전화 준다고 한다.
다시 전화 온 알바생이 말하길..
"죄송한데 직접 폐기하셔도 된다고 하네요."
"아 네 알겠습니다."
그렇다 "폐기 = 먹어서 없애라"
영수증을 보니 도착시간 후 4시간이나 훌쩍 넘은 듯 보였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그것을 다시 돌려주기 어렵기 때문에 폐기로 가닥을 잡은 듯보였는데..
그제서야 나도 사람인지라 이게 웬 떡이냐 싶으면서도 먹을 수 있을 것 같으니, 문 앞에 놔둔 아이스크림 봉지를 서둘러 냉동실에 보관한다.
아이스크림은 왠 피카츄 블록인데.. 분명 아이들을 위해 세트를 시킨 듯 보였다. 앱도 이용한 걸 보니 조금 젊은 세대일 거 같고, 그렇다면 그 주문자는 분명 젊은 아줌마일 확률이 높다.
그렇게 냉동실에 보관했더니 아이스크림이 생생하다. 그것을 먹어보니 맛있었지만 왠지 미안스럽고 못 먹는 걸 먹는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하여튼 작년에는 그런 일들이 있었는데..
다시 지금으로 돌아와서
그 아줌마가 또 내 주소로 잘못 기입한 거 같다. 건물 이름이 다르기에 택배기사의 확인 불찰도 있긴 하지만..
분명 내 주소를 기입해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분명하다.
벌써 3번째니깐..
큰 박스엔 대체 뭐가 들어있는 것일까?
개인적으로 남의 물건이 나에게 도착하면 왠지 신경 쓰인다.
이게 혹시 신종 사기 아닌 것인지. 날 시험에 들게 하는 게 아닌지..
그렇다고 당장 택배를 옆 건물 그 아줌마에게 돌려주기 힘들다. 그 건물은 입구 비밀번호가 있어 들어갈 수 없고 자칫 택배를 갖고 찾아갔다간 택배 도둑으로 몰릴 수 있기 때문에..
문 앞 택배는 절대 만지지 않고 혹시 몰라 사진을 찍어 놓았다.
결국은 택배 운송장 번호가 있기 때문에 그것으로 추적하여 택배 배송기사 연락처를 알게 되었다. 그렇게 그에게 바로 전화해서 오배송됐다고 하니..
"아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택배기사는 연신 내게 감사하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을 찾아갔다. 다행히 택배를 오배송한 지 20분도 채 되지 않았으니 택배기사는 분명 근처에 있을 테고 시간을 벌고 복잡한 일을 겪지 않게 되어 얼마나 좋을 텐가.. 암튼 내가 착한 일을 한 거 같아 다행이다.
근데, 그 아줌마는 나의 이런 애로 사항을 알고 있을까? 제발 아줌마, 내 집 주소 좀 사용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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