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로 이사 온 지 벌써 한 달이 넘었다. 원래는 두 달 전부터 이사를 왔어야 했는데, 그사이 어머니가 입원하는 바람에 병간호하느라 이사도 늦어버렸다.
느리고 평온한 삶, 큰 창가로 들어오는 환한 햇빛과 새들의 지저귐이 날 아침마다 깨워주고 층간소음 걱정 없는 하루로 인해 요즘 잠은 잘 자는 거 같다. 하하
하지만 산이 있는 시골이라 아직은 춥기도 오지게 춥다. 그렇게 오후 일광욕은 일상이 되었고 작은 농장을 위한 앞마당 땅파기도 일상이 되었다. 죽은 나무들과 필요 없는 것들을 몽땅 마당에서 뽑아내려 애쓰고.. 하~ 뿌리가 너무 많다.
삽과 톱과의 전쟁, 그렇게 오전 일과가 끝나면 온몸이 두드려 맞은 듯 하루종일 골골된다. 혼자 사는 거 외로울 거라 아버지께서 강아지를 사준다는 말에도, 죽을 때까지 지켜야 하는 한 생명이라 난 책임질 수 없어 그냥 포기했고.. 그냥 별일 없이 어떻게든 살아간다.
마당에 대추나무와 감나무도 심었다. 언제 먹을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그날이 올 거라 믿는다. 작은 화단에는 천리향도 심었는데 요즘 너무 갑자기 추워져서 얼었다 해동됐다를 반복하는 바람에 잎들이 좋지 않다. 다만 겨우 살아서 꽃을 피우는데 꽃향기를 맡아보니 역시 천국의 냄새, 천리향 냄새는 개인적으로 나에게 정말 최고다.
마당에 원래 있던 나무들을 베어냈더니 그 빈 공간으로 인해 코앞 노인회관에서 우리 집이 바로 보인다. 날마다 그 앞 평상에서 일광욕하는 노인들은 항상 내 집을 뚫어져라 보는데.. 그러면서 뭔 이야기를 그리도 하는지.. 잽싸게 핸드폰 사진으로 줌인하여 촬영해 보니 노인들의 시선과 표정까지 보인다. 난 이 동네의 싱싱한? 청년이다. ㅋㅋㅋ 하~ 너무 부담되는 건..
옆집에는 하필 치매 할머니가 살아서 난 대문을 잠그고 살아간다. 예전에 이 집 담벼락이 무너졌을 때(치매 노인의 남편도 치매였고 그가 이곳 할머니집 즉 지금 내 집이 방치되었을 때 나무망치로 때려 담벼락이 무너진 게 아닌가 추정한다.) 잠시 몇 년 방치되었을 때 이 노인은 내 집에서 많은 것들을 가져갔다. 예로, 이 집 항아리 속에 있던 소금과 온돌방에 이용하려 쌓아놓았던 그 많고 많은 장작들을 다 가져가 허무하게 태워버렸고 이 집 앞마당에 호박을 심거나 뭔가를 심고 자기 집인 듯 무너진 담을 넘어 들락거렸었는데.. 그 기억 때문인지 이 치매노인은 가끔 이 집이 자기 집인 양 착각한다. 어제는 내 친구와 통화 중에 웬 고성이 들려 깜짝 놀랐다. 그 옆집 치매노인이 담 너머에서 갑자기 고래고래 욕을 시작하는데.. 잘 들어보니 '자기 집을 뺏었다니 뭐니' 그런 말을 했던 거 같다. 하~ ㅋㅋㅋ
어느 날이었다. 새벽 6시 30분 영하 2도의 추위 속에 노인회관 앞 평상에서 빨간 파카를 입고 앉아있는 노인을 보았는데, 그분이 너무 추워 보여 내가 집을 나가는 사이에 내 핫팩 봉지를 뜯고 흔들어서 그분에게 줬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분이 옆집 치매노인이 아닌가 싶다. 생각건대 되도록이면 그 노인분과는 섞이는 게 안 좋을듯싶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 했던가? 괜히 그 치매노인이 이상한 걸로 억지 부리면 그 가족들은 나보다는 그녀를 더 믿는 법이니까. 그분 내 집에 못 들어오게 문단속 잘하고 이작은 동네에서 오해가 생기지 않게 조심조심해야 할 거 같다.
아무튼 그렇다. 또한 이 산골에서 뭔가 구입하려고 마음먹으면 5.5km 가야 번화가가 보이니.. 사서 고생이지만 몸 건강 지킨다 생각하고 열심히 자전거로 달려봐야겠다.
뚜벅이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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